거창한 목표에 압도되어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던 적 있나요? 사회초년생 시절에는 누구나 갖고 있는 고민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이 일을 잘할 수 있을까?" 걱정하고, 망치는 상상을 하면서 밤을 지새우기도 합니다. 누구에게나 처음이 있고, 처음은 언제나 낯설고 두렵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을 호기심 넘치는 태도로 임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두려움에 떨며 압도되어 모든 것을 놓아버리기도 합니다. 

우리는 원하는 목표를 마음에 품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하지만 그 목표를 추구하는 자신에게 의심을 던지기도 합니다. "내가 정말 이 일을 해낼 수 있을까?" 또는 그 목표에 짓눌려서 무기력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 목표를 추구하느니 차라리 가만히 있을래" 또는 그 목표에 집착하며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나 자신은 그저 그런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정의해버립니다. 

제가 운영하는 뇌과학 독서 스터디에서 공유한 생각의 도구입니다. <생각은 어떻게 행동이 되는가>라는 책은 인류가 상상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인지조절이 진화하였고, 목표가 어떻게 [고차 맥락]이 되어 행동을 실행시키는지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훌륭한 책이에요. 이 책을 읽어 보면 왜 우리가 목표를 가져야만 하는지, 규칙을 정해야만 하는지가 명확해집니다.

인간은 목표가 없으면 하위의 맥락 즉, 습관적 행동 반응 / 즉각적 욕구를 위한 행동으로 삶이 구성되기 때문에 현재와 비슷한 상태에 머물게 됩니다. 하지만 인간이 [목표]를 마음에 품는 순간, 그것은 무의식적으로 나의 모든 행동을 조절합니다. 목표는 무엇이죠? 미래를 향한, 가능성을 향한 움직임입니다. 목표를 가지고 행동하는 순간 우리는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는 것과 같아요. 목표의 힘은 어마무시합니다. 하지만, 그 목표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우리의 목을 조르기도 하고, 우리를 좋은 방향으로 인도하기도 해요. 그럼 목표를 나의 편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라이프코드 유튜브를 좋아합니다.

내적 동력으로 굴러가는 삶이 영혼을 충족시키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고,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는 채널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목표가 있어야 된다는 헛소리”라는 영상 제목을 보고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저는 목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거든요. 모든 습관은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생기고, 목표가 없으면 습관적/즉각적 보상 추구 행동에 쉽게 빠지는 걸 알기 때문이죠. 그래서 한동안 안 보다가 어떤 의견을 전개하실까 궁금해서 끝까지 보게됐습니다. 

이 분의 의견은 외적 동기는 [지연된 보상]이기 때문에 시간 간격이 너무 길고, 계속해서 더 큰 보상을 줘야만 자극이 된다. 작은 보상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보상에 적응한다.) 그리고 오히려 결과에 집착하면서 치열을 방해한다. 그러니 오직 현재에서 충만하는 경험을 쌓아나가야 한다. 수학 한 문제를 푸는 그 즐거움, 그 즐거움 속에는 어떠한 미래 예측이 없다. 즐겁기 때문에 그냥 한다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핵심은 [현존]하라는 겁니다.
현존함으로써 현재에서 충만하라는 겁니다. 몰입이라고 부르죠.

저는 이 메시지에 100% 동의해요. 하지만 외적 동기가 효용 없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인간은 이득에 반응하는 존재입니다. 

“야 이거 진짜 재밌다?” => 재미라는 보상에 반응
“이거 하면 좋아진다?” => 결과라는 보상에 반응
“이거 돈이 된다?” => 돈이라는 보상에 반응 

외부에서 자극이 들어오면 “이거 중요할 거 같은데? 재밌을 거 같은데? 돈 될 거 같은데?”하며 시작합니다. 

무언가에 우연히 관심이 생겨 시작하고, 우연히 시작해본 일에 우연히 몰입하게 되고, 우연히 외적 보상까지 이어진 경우 우연히 내적 동력이 형성됩니다. 하지만 이런 우연은 흔하지 않아요. 내가 무언가에 온전히 몰입을 하는데 그게 사회적 보상(돈, 연결, 신뢰)로 이어지지 않으면 계속할까요? 영화 감상을 좋아한다고 영화에 몰입해서 하루 종일 본다고 정말 충족이 될까요? 이것이야 말로 허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시를 읽고 필사하고 영화를 보며 스스로 충족되는 과정 속에서도 언제나 사회적 보상을 생각합니다. 연결을 원해요. 이 단어 언젠가 써먹을 수 있겠지? 이 주제로 재밌게 이야기 해 줄 수 있겠지? 이 개념이 자리잡히면 내 내적 세계가 더 풍부해지고 더 잘 표현할 수 있겠지? 이런 기대와 예측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자동적이에요.

문명이 진화하고, 한국이 고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다 환상을 주입했기 때문입니다. 그 환상이 없었으면 방향성 있는 움직임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공동체도 없었을 거예요. 사피엔스를 읽어 보면 문명의 진화를 위해 환상은 필수였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외적 동기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아요. 외적 동기를 내적 동기로 [전환]하지 못하면 공허해집니다. 외적 동기를 내적 동기로 전환하는 방법은 현존입니다. 현존하고 몰입한다는 것은 우리의 머릿속에 현재의 과제를 위한 재료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 상태에서 행동을 하는 겁니다. 현재 과제와 상관없는 잡생각이 사라지고 행동에 몰입하는 순간 나라는 껍데기는 사라지고 영혼이 살아 숨쉬는 기분을 경험합니다. 이것이 바로 [정신적 보상]입니다. 

고성장 시대를 지나 성장의 변화율이 적은 이 어두침침한 시대에서 우리는 가장 높은 변화율을 맛볼 수 있는 [내적 성장]을 추구해야 합니다.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추구하는 무언가]가 있고 [몰두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결과를 추구하는 그 과정에서 몰입했기 때문에 나는 이미 충족된 것입니다. 오늘 하루 바로 지금 여기서 충만해지는 경험, 그 [경험의 누적]으로 원하는 결과에 가까워질 수 있는 행동, 그 행동을 누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집착이 문제
어떤 것이든 집착하면 괴로워집니다. 외적 동기 자체가 아니라 사람, 결과, 물질 등등 무엇이든 집착하는 순간 고통이 돼요. 집착하는 게 아니라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설정하고 그 경로를 찾아나서는 것에 집중하는 겁니다. 그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경로는 수천 가지에요. 최적의 경로를 찾는 방법은 움직이는 것뿐입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목표 설정을 하든 말든 [현재에 몰입]하면 정신적으로 충족된다. 몰입의 즐거움이 내적 보상이다.

여기서 제 의견을 말씀 드리면 목표에 닿을 수 있는 과정을 설계하고 [과정에 몰입]하면 정신도 충족되고 사회적 보상도 돌아온다. 여기서 사회적 보상이란 돈뿐만이 아니라 연결, 인정, 신뢰도 포함입니다.

공허해지지 않고 충족되기 위해서는 현재에 몰입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일을 하든 영화를 보든 책을 읽든 작업기억에 하나의 테스크로 가득 채워야 합니다. 그럼 더이상 공허하지 않습니다. 추구하고자 하는 결과는 첫 방향 설정에만 필요하고, 그 이후로는 현재로 시선을 옮겨 몰입해야 합니다. 행복은 결과에 있지 않고 목표 추구 과정에 있습니다. 그 과정에 몰입했다면 목표는 역할을 다한 것입니다. 움직이게 만들었으니까요. 

거창한 목표가 아니어도 좋아요. 어떤 목표를 마음에 품든 목표 설정은 필수입니다.

목표를 설정하는 순간 우리의 행동은 미래를 향한 움직임이 됩니다.

지금 목표에 짓눌리고 있다면 외적 동기를 내적 동기로 전환할 수 있도록 [과정, 행위 자체에서 오는 즐거움]에 [몰입]해 보세요. 상념과 집착은 사라지고, 목적지로 가는 고속도로가 뚫리는 느낌입니다. 어때요. 구미가 당기지 않나요? 😊